안재윤 안또니오 신부
하지만 1년 5개월 동안의 양동시장 공소사목은 저로 하여금 하느님의 나라는 ‘작은 겨자씨가 싹이 트고 자라나면 어느 푸성귀보다도 커져서 공중의 새들이 날아와 그 가지에 깃들일 만큼 큰 나무가 된다."는 말씀처럼 이루어질 것이라는 체험을 다시 한 번 하게 했습니다.
1년 5개월 전 처음 양동시장 공소사목을 임명 받았을 때만 해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미사 참례하러 오시는 분께 즉석에서 해설과 독서를 부탁하였던 것이 이제 하나씩 역할 분담을 하여 전례팀이 형성되고 선교팀, 제대회가 구성되게 되었습니다. 더 나아가 레지오쁘레시둠이 만들어지면서 소공동체 모임이 이루어지게 되고 마침내 사목회가 결성되어 이제 다음 주에는 초대 공소 사목회장을 임명하는 결실을 맺게 된 것입니다.
가끔은 이런 일들이 빨리 빨리 이루어졌으면 하는 조급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건 나의 마음이고 하느님께서는 씨앗이 심어져서 싹트고 자라 풍성한 나무가 되는 것처럼 모든 일들을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지게 하십니다.
제가 1년 전 사목회장님을 처음 만났을 때 그 분은 자신이 오랫동안 고해성사를 하지 못한 신자라고 하시면서도 각자 소속 본당이 있는데 굳이 시장에 공소가 무슨 필요냐고 반문하셨지만 그 만남 후, 어느 날 고해성사를 하고 싶다는 전화를 하셨습니다.
긴 고해성사를 하고 가끔씩 미사참례를 하시더니 나중에는 부인과 함께 나오고 남성소공동체 모임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시게 되었습니다.
그 분은 말 수가 적고 조용한 분이시지만 약속은 꼭 지키시는 분이셨습니다.
제가 회장님으로 추천했을 때 과분한 일이라고 깜짝 놀라며 거절했지만 부인과 상의 후 수락하시면서 자신은 특별한 활동도 하지 않았고 교리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지만 공동체를 위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.
저는 그 분께 ‘스스로 자신감이 넘쳐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면 그 일은 자신의 일이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하느님께서 하느님의 일을 하실 수 없게 되는 것이다’라고 말씀드렸습니다.
겨자씨처럼 하느님 나라는 조금 씩 조금 씩 싹 트고 자라나도록 하느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어느 곳에서나 쉬지 않고 계속 활동하고 계십니다.
안 안또니오 신부
양동시장 공소, 광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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